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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POE 경제학 - 2.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앞서 1편에서 POE의 전반적인 경제 생태계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아보았다면, 이번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템이나 재화의 가격이 어떤 식으로 정해질지 조금은 이론적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고 어디서 검증받은건 아니기에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가격이 정해지는 2가지 원칙

자유 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정해지는것과 마찬가지로, 크게 2가지 요인에 의해 가격이 정해진다.

- 수요와 공급

- 재료비 (기회비용)

 

뭐 당연하게도,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가장 큰 원칙이다. 아무리 아이템이 희귀하고 드랍률이 낮은 아이템이라도, 수요가 0이라면, 즉 아무도 그 아이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템의 가격은 0이 된다. 그래서 미러급으로 드랍율이 매우 낮은 낚싯대 같은 아이템이라도 실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가격도 싸다. 아무도 낚싯대를 미러를 주고 사지 않는다.

 

반면에, 수요가 매우 많은 아이템의 경우 반대로 재료비/기회비용에 비해 훨씬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100% 확정적으로 크래프팅으로 만들 수 있는 어떤 아이템이 있다고 했을 때, 완성품의 가격은 각각의 재료비에 비해 훨씬 비싸게 팔린다. 물론 재료비+시간+위험감수 등등을 감안하더라도 그것에 비해 훨씬 비싸게 팔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시즌에 유행하는 빌드와, 그 빌드에 필요한 아이템, 그리고 아이템을 싸고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제작을 통해 충분히 큰 재화를 벌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수요가 있는 아이템의 경우, 최저가격은 재료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맹공+순풍+이속이 붙은 장화를 제작해서 판매한다고 생각해보자.

재료비:

- 맹공 장화: 10카

- 순풍 장화: 1딥

- 각성자의 오브: 1딥

- 접미어 변경불가: 2딥

- 장막 오브: 10카

 

즉, 아무리 최소한으로 잡아도 이 장화는 4딥 20카의 재료비가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이런 장화는 이 이하의 가격으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이런 장화는 자연 드랍으로는 먹을 수 없고 제작을 통해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작에 드는 비용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반면 자연 드랍으로 떨어지는 재화의 경우, 그 재화를 얻기까지 들인 '시간'에 비례해서 최저가격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예를들어 수확 생기 파밍을 한다고 치고,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렸을 때 1시간당 노랑생기 1만개정도를 파밍할 수 있다고 치자. 이 파밍을 하는 사람들이 시간당 4딥의 파밍효율을 기대하고 이 파밍을 했다면, 4딥/1만개 = 2500개당 1딥의 가격 이상을 받으려고 할 것이고 그 이하로는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수요가 없다면 이 가격도 방어할 수 없겠지만, 수요-공급이 적정히 유지되는 경우 최저가격은 2500개당 1딥이 될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할 게 미디어나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파밍법들이다. 예를 들어 수확생기 가격이 상승해서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른다) 수확파밍 효율이 좋다고 치자. 이런 정보가 '수확 파밍 효율이 좋대~'라고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기 시작하면, 점점 수확 파밍을 하는 유저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공급이 늘게 되면서 수확 생기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파밍 효율성도 점점 낮아진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고 수요가 꾸준한 이상 위에서 얘기한 '기회비용' (시간당 4딥 / 2500개당 1딥) 이하로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이것도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인데, 기축 통화인 카오스오브/디바인오브가 결국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많아짐으로 인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즌 서버 기준으로, 시즌이 오픈한 그 순간에는 POE 전체적으로 카오스/디바인오브가 0개 존재한다. 그러다가 하루이틀 지나면서 서버 전체로 풀리는 카오스/디바인오브의 수는 점점 많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게임에서 재화의 1차 생산은 항상 맵에서 드랍으로 나오는것이므로, 드랍률이 모든 가격의 기본이 된다. 앞서 수확 생기 파밍에서 예로 든 1시간당 1만개 생기를 파밍할 수 있다는 것도, 결국 생기의 드랍율이 그렇게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1시간당 1만개를 줍는것이다. 만약 이 드랍율이 더 높거나 낮다면, 시간당 얻을 수 있는 생기의 갯수도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 생기 가격도 바뀔 수 밖에 없다.

 

결론

-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걸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파밍한다.

- 수요와 공급은 시즌 내내 시간에 따라 항상 바뀐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TFT나 커뮤니티를 자주 모니터링 해야하는 이유.

-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은 제작아이템이 있다면, 제작법을 알아내서 제작하는게 부가가치를 높게 창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