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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POE 경제학 - 1. 아이템의 가치

제목은 좀 거창하게 잡았지만, 결국 어떤 아이템이 언제 비싸고, 언제 싸지는지를 대충 정리한 글이다.

 

POE의 거래도 결국은 사람들끼리 하는거라, 기본적인 경제의 원리가 모두 적용된다. 가격이 결정되는 가장 기본 원리인 수요-공급의 법칙부터, 독과점이나 사재기도 존재하고, 특정 파밍이 돈이 잘 벌린다는 소문이 돌면, 많은 유저들이 그 파밍으로 몰리면서 파밍의 베이스 아이템이 비싸진다거나, 파밍의 최종 결과물 공급이 늘어서 가격이 내려간다거나 하는 현상들이 모두 발생한다.

 

0. 수요와 공급

아래 모든 설명의 기본 전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에센스를 예를 들어보면:

- 수요 = 에센스를 사용하여 아이템을 제작하려는 유저의 수.

- 공급 = 에센스의 드랍률 및 에센스 파밍을 하는 유저의 수

 

즉, 에센스를 사용하여 아이템 제작하는 유저가 많아지면, 즉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당연히 오르고, 마찬가지로 에센스 파밍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진다.

 

당연히 드랍률의 영향도 있다. 에센스도 종류별로 드랍률이 다른데, 더 희귀하게 드랍되는 에센스는 자주 드랍되는 다른 에센스에 비해 비싼 가격이 형성 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요의 영향이 매우 커서, 아무리 희귀한 아이템이더라도 아무도 필요로하는 사람이 없다면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1. 기축통화의 가치

현실 세계에는 한국 원화라던지, 미국 달러와 같은 기축 통화가 있고, 이 기축통화의 가치가 매우 심하게 변동하진 않는다. 혹은, 통화의 가치가 불안해지면 정부에서 개입하여 통화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POE에는 이런게 없다. 그러므로 기축 통화인 카오스오브/신성한오브의 가치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며, 일반적으로는 시즌 초반에서 후반으로 갈 수록, 카오스오브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신성한오브의 가치는 점점 높아진다. 어찌보면 당연한데, 시즌 초반 모두가 거적대기를 걸치고 파밍할 때에는 카오스오브건 신성한오브건 물량 자체가 많지 않으므로 오브의 가치가 높고, 두 오브의 가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특히 신성한 오브는 엔드 장비용 메타 크래프팅에 주로 사용되므로, 시즌 극 초반에는 수요가 별로 없다.

 

그러므로 시즌 극 초반에는 카오스오브를 직접 파밍하는 방식이 효율이 있지만 (카오스 레시피 등), 시즌 초반이 지나면 그 효율이 낮아진다. 효율이 낮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카오스오브 자체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며, 본인 캐릭도 그만큼 강해지기에 굳이 카오스오브 파밍보다는 더 효율좋은 파밍을 하는게 좋다.

 

2. 아이템의 가치

아이템의 가치 또한 리그의 진행도, 수요와 공급, 아이템의 드랍률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드랍률이 꽤 높은 '쌍둥이의 여명' 고유 허리띠의 경우, 시즌 극초반에는 매우 비싼 가격을 형성한다. 이는 스타터 빌드로 많이 애용되는 EAB 빌드에서 코어템이기 때문인데, 많은 유저들이 EAB를 플레이하면서 이 아이템을 구하려고 하지만, 시즌 극초반에는 그만큼의 물량이 없으므로 가격이 매우 높게 오르는 것이다. 반면에, 시즌 시작 후 1~2주 정도만 되어도 이 아이템의 시세는 급락하는데, 앞서 얘기했던, 공급은 점점 많아지지만, 수요는 점점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번 시즌 가격이 크게 오른 '파편의 비' 주얼의 경우, 이전 시즌까지만 해도 매우 싼 고유주얼이었는데, 이번 시즌부터 이 드랍률이 극악으로 바뀌면서(타락으로만 드랍됨) 가격이 매우 비싸졌다. 물론 이 주얼의 가격도 시즌 극초반과 현재는 차이가 있고, 기축 통화의 가치 변화에따른 차이도 존재한다.

 

3. 제작 재료의 가치

아이템 크래프팅을 위한 재료들의 가격 또한 리그의 극초반,중반,후반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동된다.

기본적인 아이템 제작을 위한 재료인 성유, 베이스 아이템 (84렙 이상의 영향력 아이템) 등의 가치는 시즌 초반일수록 비싸고, 중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싸진다. 가령 성유중에 가장 낮은 레벨인 투명한 성유의 경우, 시즌 첫 날에는 충분히 판매가 가능하지만, 조금만 지나도 아무도 안사가는 아이템이 된다.

 

반대로 고급 장비를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아이슬링, 더블커럽이 가능한 타락의 현장 같은 경우, 시즌 극초반에는 거의 시세가 없다시피 한다. 역시 수요-공급 때문인데, 시즌 극초반에는 이런 고급 메타크래프팅을 할 만한 재료 아이템도 없기 때문에 가격이 싸지만,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더 많은 유저들이 고급 아이템 제작을 위해 이런 재료들을 필요로 하므로, 점점 가격이 높아진다.

 

이런 가격의 변동을 알고 있으면, 현재 시점에서 어떤 파밍을 어떤 목적으로 하는게 더 효율적인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4. 파밍 입장권 가격과 기대수익

정복자런 파밍의 경우, 기본적으로 육분의 하나와 1세트의 정복자 지도, 메이븐의 초대 1개가 기본 비용으로 소모된다. 이렇게 소모된 파밍을 통해, 사이러스 조각 1세트, 메으븐의 초대 문서 등의 파밍 대상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 이런 파밍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파밍에 소모되는 기본 비용과, 최종으로 얻는 아이템의 기대수익을 계산할 수 있다. 가령 파밍 준비물 가격이 너무 비싼데 파밍 결과값의 가격은 싸다면 (보통 사람들이 특정 파밍에 몰리면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해당 파밍은 더이상 효율이 좋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본인이 하려고하는 파밍의 기본 재료 가격과, 최종 득템의 가격을 잘 살펴보면서, 효율이 좋은 파밍 법을 가능한한 스스로 찾는 게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다들 좋다고 해서 시작하는 파밍의 효율은 안좋기마련이다. 이미 소문이 난 파밍법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기본 재료는 수요가 많아져서 가격이 높아지고, 파밍의 결과물은 공급이 많아져 가격이 내려가게 마련이다.

 

이전 시즌에 돈이 잘 벌렸던 파밍법이라 하더라도, 시즌이 바뀌면 수요가 변동할 수 있으므로, 가격이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항상 파밍을 시작하기 전에 시세 확인은 필수이다.